같은 경력도 서로 다른 맥락에서 만들어져요

같은 경력도 서로 다른 맥락에서 만들어져요

3줄 요약

  • 같은 회사와 직함이 적혀 있어도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일했는지에 따라 쌓은 경험은 다를 수 있어요.
  • 재직 당시 회사와 제품의 변화를 찾고 후보자가 실제로 맡았다고 확인되는 역할을 연결해 보세요. 회사의 이력을 한 개인의 경험으로 단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그 경험을 우리 팀이 맡길 일과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닮았고 무엇을 더 물어봐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AI와 함께 내 동료를 찾는 법> 시리즈


1화. AI를 아무리 많이 써도 주도권을 뺏기지 마세요

2화. 왜 자꾸 검색하기 쉬운 쪽으로 사람을 정의하게 될까

3화. 프로필에 없는 경험을 흔적으로 찾아가는 방법

4화. 같은 경력도 서로 다른 맥락에서 만들어져요 ◀️

5화. 소싱은 원래 계속해서 새로운 가설을 실험하는 과정이에요

6화. AI에게 다 맡기는 채용 말고 우리가 만드는 것

우리는 지난번 '한국 기업인 D사가 일본에 출시한 가상의 B2C 서비스인 DD의 PM' 후보자를 찾아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서비스를 맡았던 PM 두 사람이 잘 맞아 보여요. 두 사람의 프로필에는 같은 서비스명과 PM 경력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2023년에, 다른 사람은 2025년에 합류했네요. 자연스럽게 두 사람을 '같은 회사에서 같은 서비스를 맡았던 PM'으로 묶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의 2023년과 2025년이 같았을까요?

모든 이름이 그대로여도 제품과 고객, 조직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처음 서비스를 내놓을 때와 사용자가 늘어난 뒤에는 매일 마주하는 질문부터 다르죠. 극단적으로 보자면 서비스를 출시했던 시점과 서비스를 종료하던 시점일 수도 있습니다.

후보자 재직 당시의 회사와 제품의 변화를 더해 판단하세요

'D사'는 현재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을 모두 중단한 상태입니다. 인원도 300명 규모에서 반 이상 줄었고요. 하지만 예전에는 뛰어난 PM 문화를 선도하는 것으로 업계에서 유명했고, 일본향 서비스인 'DD'는 한때 사용자 100만 명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히스토리를 알고 있지 않다면 D사 출신은 큰 조직 경험이 없다거나 대용량 트래픽, 글로벌 사용자 경험이 없다고 판단해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후보자가 재직했던 당시의 상황을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우리가 찾은 후보자가 재직한 두 시기 모두 회사에는 PM이 필요했습니다. 다만 풀어야 할 일이 달랐을 거예요. 이 차이를 살펴보기 위한 정보 수집은 AI에게 요청하면 쉽고 빠르게 해결됩니다. AI에게 후보자의 재직 기간을 알려주고 그때 회사와 제품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찾아보도록 요청하는 것이죠.

    이 후보자의 재직 기간 동안 서비스명 DD의 출시와 주요 업데이트, 서비스 대상, 조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공개 자료로 정리해줘. 각 변화가 실제로 일어난 시점과 출처를 함께 표기해줘.

이렇게 정리된 흐름을 바탕으로 정보를 더해 'DD 서비스 PM'이라는 짧은 프로필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추정해 보겠습니다.

후보자의 재직 기간 동안 DD 서비스에서 일어난 주요 변화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DD, 2024년 1월 일본 출시
  • 2025년 1월, 사용자 100만 명 달성
  • 2026년 6월, 서비스 종료

이 정보를 바탕으로 2023년에 합류한 PM을 생각해 볼게요.

  • 합류 초기부터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출시 직후까지 재직했다면 초기 운영을 진행했을 겁니다.
  • 타깃 그룹 설정부터 GTM, 기능, 현지화 등을 결정하고 출시 범위를 조정하는 일도 정말 많았을 거예요.

2025년에 합류한 PM은 어땠을까요?

  • 100만 명의 사용자로부터 만들어지는 대규모 트래픽과 문의를 다뤘을 거예요.
  •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능을 추가 혹은 삭제하는 일을 대응하고 결정하는 일이 많았을 것 같아요.

판단을 위한 꽤 많은 정보와 가설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2023년에 합류한 사람이 반드시 시장과 제품 방향을 정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합류 당시 이미 완료된 기능의 현지화를 담당했을 수도 있죠. 반대로 2025년에 합류해 새로운 서비스나 큰 확장을 담당했을 수도 있고요.

특히,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에 그 회사에 재직했다는 이유만으로 핵심 과업을 수행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팀 안에서도 맡은 문제와 결정할 수 있는 범위가 달랐을 테니까요.

AI가 가져온 정보를 살펴볼 때도 바로 이 지점에서 분석이 과해질 수 있습니다.

회사의 성장 기록과 후보자의 재직 기간을 단순하게 연결하면 '사업 성장을 주도한 PM'이라는 아주 자연스러운 문장이 나옵니다. 하지만 주도했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면 AI의 과장된 분석일 뿐이죠.

추론이 한 문장의 경력으로 굳어지는 순간을 조심해야 합니다.

서치라이트가 후보자를 찾고 재직 당시 환경과 개인의 역할을 함께 살펴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당시 회사가 어떤 상태였는지는 경험을 이해할 단서이지만 개인이 실제로 한 일을 직접 설명해 주지는 않거든요. 다양한 정보를 조합하고도 비어 있는 부분은 질문으로 적어두고 후보자에게 확인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저희가 고객에게도 같은 방식을 권장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팀이 맡길 일을 옆에 두면 경력이 다르게 읽힙니다

후보자의 경험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면 우리 팀의 상황을 옆에 놓고 다시 읽어볼 차례입니다.

먼저 팀의 사업 상황을 봅니다. 우리 팀은 현재 일본 진출을 준비 중이라 불확실한 정보 속에서 사용자와 출시 범위를 정해본 경험을 중요하게 볼 겁니다. 반대로 이미 서비스를 운영 중인 팀이었다면 반복되는 고객 문제와 이탈을 줄이기 위해 사용 데이터를 해석하고 제품을 개선해 본 경험을 더 자세히 살펴봤을 거고요.

팀 내부에 무엇이 갖춰져 있는지도 함께 봅니다. 개발 리소스는 충분하지만 무엇을 만들지 조율하고 밀어붙일 사람이 필요한지, 실행할 사람은 많지만 현지화 경험이 부족한지에 따라 필요한 경험은 또 달라집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똑같은 환경에서 일한 사람만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가진 경험을 그대로 재현할 사람인지, 다른 환경에서 얻은 판단을 가져올 사람인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후보자가 현지 조직의 충분한 지원을 받으며 제품을 출시했다면 현지 인력이 없는 우리 팀에서 어디까지 직접 맡길 수 있을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다른 산업에서 일한 후보자라도 적은 정보로 사용자 문제를 찾고 출시 범위를 결정해 본 경험이 있다면 우리 팀 상황과 연결해볼 수 있고요.

후보자에게 할 수 있는 질문도 훨씬 깊어집니다

경력의 맥락을 살펴본 효과는 후보자와 나눌 대화에서도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두 후보자 모두 'DD 서비스를 담당했던 PM'이었지만, 당시의 변화와 개인의 역할을 살펴보고 나면 이제는 후보자에게 어떤 경험을 더 들어야 하고,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일본 서비스 출시 경험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 출시를 담당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직접 결정했던 것들은 무엇이 있나요?’ 같이 한 걸음 나아간 질문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후보자를 자세히 보다 보면 처음에 세운 가설을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경험보다 다른 경험이 더 중요해 보이기도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요구 사항을 찾을 수도 있거든요.

다음 글에서는 실제 후보자를 보며 알게 된 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가설을 만들고, 파기하고, 다시 만드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본문에서 사용한 회사명과 서비스명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며 가상의 예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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