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HR Preview] 채용팀은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2026 HR Preview] 채용팀은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2025년 9월, 글로벌 IT 전문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는 <하이프 사이클 2025(Hype Cycle for Emerging Technologies, 2025)> 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매년 새로운 기술의 성숙도를 측정해 업계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 자료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항목이 추가됐는데요. 바로 '리크루터 AI 에이전트(Recruiter AI Agent)'입니다. 이름에서부터 명확하게 드러나듯, AI가 더 이상 '사람을 돕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대신 채용하는 행위자(Agent)'로 진화했다는 신호였죠.

과거의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프롬프트를 받아 결과를 생성하는 수동적인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에이전틱 AI(Agentic AI)는 채용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일하는 리크루터로 진화했습니다. 단순히 검색을 돕는 수준을 넘어, 후보자를 발굴하고 메시지를 보내고 일정을 조율하는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합니다.

사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이미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 출신 HR 테크 스타트업 쥬스박스(Juicebox)는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을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3,600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AI 인재 검색 솔루션을 상용화했고, 비머리(Beamery), 에잇폴드(Eightfold), 패러독스(Paradox) 같은 기업들도 에이전틱 AI 수준의 채용 프로세스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죠.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HR 테크 시장 또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입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AI에 의한 HR 직무 대체는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것이죠.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부터는 "AI가 리크루터를 대체할까?"가 아니라, "AI와 함께 우리는 어떤 새로운 채용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AI가 이미 가져간 채용의 프론트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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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업무의 핵심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인재 발굴’, ‘컨택’, ‘스크리닝’. 이 세 가지 분야에서 이미 70~80% 수준의 자동화가 진행됐습니다. 여기에 기존 공고 중심 채용으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복합형 인재의 수요가 늘면서, 채용 트렌드 역시 AI를 활용해 후보자를 직접 찾는 ‘발굴형 채용’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발굴: 탐색에서 발견으로

과거에는 리크루터가 링크드인이나 리멤버 같은 플랫폼에서 직접 키워드를 조합하고 불린 쿼리(Boolean Query)를 만들어 후보자를 검색했습니다. 이는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리크루터 개인의 검색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챗GPT와 링크드인 API만으로도 이 과정의 70~80%를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더 놀라운 건, 단순 검색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발견(discovery)'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AI는 공개 프로필뿐 아니라 온라인 프로젝트 이력, 논문, 포트폴리오, 커뮤니티 활동까지 종합 분석해 구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숨은 인재'까지 발굴합니다.

앞으로는 리크루터 AI가 JD를 읽고 직무 요건을 스스로 이해한 뒤, 그에 맞는 후보자 리스트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단계로 나아갈 것입니다. 채용의 초점이 '누가 지원했는가'에서 '누가 적합한가'를 먼저 예측하고 발견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되는 것이죠.

컨택: 템플릿에서 맞춤형으로

예전에는 템플릿 메일을 일괄 발송하고 수동으로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개인화 수준이 낮아 응답률도 좋지 않았죠. 하지만 이제 AI는 후보자의 경력 맥락과 관심사를 분석해 맞춤형 메시지를 자동으로 작성하고, 커피챗 일정까지 제안합니다.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진짜 관계의 시작점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크리닝(초기 평가): 분류에서 분석으로

과거에는 이력서를 한 장 한 장 검토하며 분류하고, 수동으로 평가표를 작성했습니다. 면접 후에도 수기로 피드백을 정리해야 했죠. 지금 AI는 이력서를 넘어 후보자의 경험을 심층 분석하고, 인터뷰 질문과 평가표도 자동으로 생성합니다. 면접 후 피드백까지 요약해 제공하면서 리크루터의 판단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검색하는 사람'에서 '판단하는 사람'으로

그렇다면 AI가 아직 대체하지 못한 영역은 무엇일까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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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관계적 영역
"이 사람이 우리 팀과 맞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공감 능력과 맥락 이해가 필요합니다. AI는 평가 기준을 표준화할 수 있지만, 조직의 암묵적 문화나 비공식적 분위기까지 데이터로 측정하기는 어렵죠. 특히 고위직 서치나 레퍼런스 체크처럼 신뢰와 관계가 핵심인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②전략적 영역
채용 전략을 수립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일에는 산업의 맥락, 조직의 정치, 경영진의 철학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지금 우리 조직에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비즈니스 전략과 연동된 판단이기 때문에 AI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③해석과 의사결정 영역
AI가 만든 후보군 중에서 최종 선택을 하고, 정량 데이터 너머의 정성적 요소를 평가하는 일이죠. 컬처핏, 리더십 역량, 장기 성장 가능성 같은 요소들은 여전히 인간의 경험치에 근거한 정성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이는 리크루터 직무의 개념과 역할이 본질적으로 진화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의 채용 담당자는 인재를 ‘찾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적합도를 판단하는 분석가이자 협상가가 돼야 합니다. 결국 전통적인 방식의 서류 업무만 수행하는 리크루터, 요청받은 대로만 업무를 수행하는 채용팀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기술에 대체되지 않고 더 높은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선, AI의 등장이 만들어낸 새로운 채용 생태계를 이용하고 적극적으로 학습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2026년 채용팀이 준비해야 할 3가지 새로운 역할

AI 시대의 인간 리크루터와 HR 조직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하게 될까요? 더 나아가, 이를 위해 필수로 갖춰야 할 새로운 역량은 무엇일지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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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e 1. 판단 전문가(Judgement Specialist)

첫 번째는 AI가 제시한 후보군의 적합성을 최종 판단하는 역할입니다. “경력이나 스펙, 채용 점수로는 비슷한데, 누가 더 우리 팀과 맞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능력과 조직 문화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검토된 데이터 리포트의 숨어 있는 맥락을 캐치하고, AI가 잘못 판단한 것은 없는지 검수할 수 있어야 하죠.

→ 필요 역량: AI 리터러시

AI가 기술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AI가 제시한 결과를 검증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가장 먼저 키워야 합니다. 특히 AI의 편향(Bias)을 감지하고 보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AI는 결국 인간이 제공한 데이터 학습을 통해 작동하는 만큼, 검증 없이 맹신하면 오히려 더 큰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챗GPT,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 도구를 실무에서 활용하는 훈련을 시작하고, AI 기반 채용 도구 데모를 직접 체험해 보세요. 다양한 사내 AI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필요시 관련 프로그램을 개설해 달라고 회사에 적극적으로 요청하세요.

Role 2. 관계 설계자(Relationship Architect)

중장기적 관점에서 후보자 경험(Candidate Experience)을 설계하고, 조직의 비전과 가치를 전달하는 브랜드 앰버서더로서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특히 앞으로의 채용 환경을 고려할 때, 지금 당장 채용 계획이 없더라도 우리 회사만의 인재 네트워크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해야 하는데요. 결정적인 순간에 인재가 우리 회사를 떠올리고 선택할 수 있도록, 꾸준히 좋은 이미지와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 필요 역량: 소프트 스킬 강화

결국 일 잘하는 리크루터, 성과를 내는 채용팀은 사람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야 합니다. 이는 좋은 ‘리더’의 조건과도 일맥상통하는데요. 흔히 감성지능이라고 불리는 EQ 영역, 즉 공감 능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후보자에게 조직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역량도 중요하죠.

이 역량을 키우기 위해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시간을 절대적으로 늘려야 합니다. 제도적으로 커피챗 문화를 만들어 사내 구성원, 또는 후보자와 대화해 보세요. 조직문화·리더십 워크숍이나 코칭 강연을 적극적으로 찾아 듣는 것도 좋습니다. 더 나아가, 후보자 경험 설계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기획하여 실행해 보는 것도 감각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Role 3. 전략 파트너(Strategic Partner)

리더에게 '누가, 왜 필요한지'를 조언하는 파트너 역할입니다. 단순히 요청을 받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채용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로 진화해야 합니다. 채용이 조직의 성장 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계하는 능력이 필요하죠. 흔히 HRBP(Human Resources Business Partner) 직무의 고유 영역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앞으로는 채용 업무에 관여하는 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리더십 관점을 지녀야 합니다. 불확실한 비즈니스 환경 속, 채용 실패가 가져오는 손실의 영향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필요 역량: 전략적 리더십

채용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공부해야 합니다. 내가 속한 기업의 비즈니스 도메인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부서별 특성과 팀 내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주기적인 청취와 스터디가 필요하죠. 다만, 이는 한 명의 채용 담당자나 HR 조직 개별의 노력만으로 성취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닙니다. 전사 차원에서 채용팀의 새로운 역할과 존재 목적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며, 이를 명문화하고 전파하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하죠.

대표와 부서별 리더, 채용팀이 한데 모여 대화하는 자리부터 마련해 보세요. 리더들이 함께하는 채용팀 역할 재정의 워크숍을 개최하거나, 다른 조직의 AI 채용 도입 사례를 벤치마킹해 파일럿 프로젝트로 채용 프로세스를 개선해 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 될 것입니다.

지금 바뀌지 않으면, 늦습니다

AI는 탐색, 분석, 추천의 영역에서 이미 인간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AI가 전통적인 리크루팅 업무를 빠르게 흡수할수록, 기업은 지금과 같은 규모의 채용 인력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질 것입니다. 이는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AI가 대신할 수 없는 관계적·전략적 영역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오히려 더욱 중요해집니다. 새로움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만 돼 있다면,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전문성을 지닌 핵심 인력, 핵심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다가올 2026년, 진화하는 채용팀을 위한 세 가지 출발점을 제안합니다. 첫째, AI를 내 업무의 파트너로 만들기. 단순한 툴 활용 능력보다 'AI 협업 마인드'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둘째, 더 깊은 대화와 더 깊은 질문을 고민하기. AI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에 집중해야 합니다. 셋째, 우리 회사의 채용 역할 다시 쓰기. 명확한 역할 정의가 있어야 놓치고 있던 진짜 문제를 찾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미 다가온 변화를 외면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 흐름에 빨리 올라탈수록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준비하지 마세요. 바로 지금, 새로운 채용을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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