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하이어링 매니저는 사라질 것인가

인간 하이어링 매니저는 사라질 것인가
ChatGPT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이었던 202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AI화를 예견했던 IBM. 2023년부터 본격적인 자동화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 근로자와 AI의 하이브리드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공지능에 의한 노동 자동화가 빠르게 현실화하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채용과 인사 관리의 영역에서도 AI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2023년 초 HR 부문 대규모 자동화를 시작하며 무려 8,000명의 유관 인력을 감축한 IBM의 사례가 대표적이죠. 자체 개발 모델인 AI 챗봇 'AskHR'도입으로 반복적 HR 업무의 94%를 자동화했는데요. 이를 통해 무려 35억 달러(약 4.5조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연간 1만 2,000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약했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가가치가 인간을 없앤 데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많은 생각을 들게 하죠.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실상 해고된 사람의 수보다 더 많은 수의 직원이 새로 뽑혔기 때문이죠. 2024년 연례 보고서 기준, IBM은 전 세계적으로 27만 300명의 근로자를 신규 고용했습니다. 전체 고용이 오히려 증가한 셈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HR 직무는 전략적 역할로 격상돼, 더 높은 역량을 지닌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 팀으로 재구성되고 있는데요. "AI가 투자 여력을 만들어 다른 영역에 재투자할 수 있게 했다"는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의 말처럼, 우리는 숫자 이면에서 펼쳐지는 변화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HR 부서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인사팀의 업무 80%를 차지하던 행정 업무가 AI에게 넘어가는 대신 그 밖의 영역―전략적 의사결정, 조직문화 형성, 윤리적 판단의 가치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죠. 이 변화는 어쩌면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인사'의 본질을 우리에게 되돌려주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명확합니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HR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더 나아가, 그러한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나와 우리 조직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요?

AI는 HR의 '무엇'을 대체하고 있는가

우선 자동화되고 있는 HR 업무의 실체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가 AI에 의해 대체되고 있을까요?

AI는 HR의 '무엇'을 대체하고 있는가, 서치라이트, 다이렉트소싱

1.이력서 스크리닝 및 초기 선별
과거 인간 담당자가 수백, 수천 개의 이력서를 일일이 검토하던 방식은 막대한 시간과 집중력을 요구했습니다. 문제는 담당자의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평가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뒤쪽에 있던 우수 후보자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했다는 점이죠. 게다가 이 과정에서 채용 속도가 지연되면서 경쟁사에 인재를 빼앗기는 일도 반복됐습니다.

현재 이 영역은 이미 80~90% 수준으로 자동화가 진행됐는데요. AI가 수천 개의 지원서를 실시간 분석하고, 적합도를 점수화해 1차 후보자를 선별하고 있습니다. 구글(Google), 힐튼(Hilton), 유니레버(Unilever)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전면적으로 도입하고 있죠.

2.급여, 근태, 복리후생 관리
사실 HR 담당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했던 것이 바로 단순 반복 질문에 답하는 일이었습니다. "연차가 며칠 남았나요?", "경조사 휴가는 며칠인가요?" 같은 질문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쏟아졌죠. 이에 따라 정작 중요한 전략적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고, 직원들 역시 답변을 기다리느라 업무가 지연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AI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직원 응대 업무는 70~85% 정도가 자동화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AskHR처럼, 직원 질의응답의 대부분을 AI 챗봇이 처리하는 형태가 대표적인데요. 휴가 신청, 급여 명세서 조회, 정책 문의 등의 업무를 주 7일 24시간 동안 시간 제약 없이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3.면접 일정 조정 및 후보자 커뮤니케이션
면접 일정 하나를 잡기 위해 면접관, 후보자, HR 담당자 사이에 이메일과 전화가 수차례 오가는 것은 채용 실무자들에게 피곤한 업무 중 하나였습니다. 일정 조율이 늦어지면 후보자는 다른 회사의 오퍼를 받아들이고, HR 담당자는 행정 업무에 치여 정작 후보자와의 의미 있는 대화에 집중할 수 없었죠. 이런 비효율이 누적되면서 우수 인재를 놓치는 사례가 반복됐습니다.

다행히 AI 기술 발전으로 60~75% 수준까지 자동화가 가능해졌습니다. AI 챗봇이 후보자와 실시간 상호작용하며 면접 일정을 조율하면서, 채용 프로세스의 대기 시간과 이탈률이 대폭 감소했죠.

2024년 모더나는 최고인사책임자(Chief Human Resources Officer)였던 트레이시 프랭클린(Tracey Franklin)을 최고인사 및 디지털 기술 책임자(CDTO)로 선임했다.  CDTO는 기존 HR의 업무 영역이었던 인적 관리뿐만 아니라 기술 전략을 총괄 지휘한다.  ⓒModerna
2024년 모더나는 최고인사책임자(Chief Human Resources Officer)였던 트레이시 프랭클린(Tracey Franklin)을 최고인사 및 디지털 기술 책임자(CDTO)로 선임했다. CDTO는 기존 HR의 업무 영역이었던 인적 관리뿐만 아니라 기술 전략을 총괄 지휘한다. ⓒModerna

실제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이러한 변화에 적응해 가고 있는데요. 제약 기업 모더나(Moderna)는 HR 부서와 IT 부서를 통합하면서 'CDTO(Chief People and Digital Technology Officer)'라는 직책을 신설했습니다. 오픈AI와 파트너쉽을 통해 3,000개 이상의 맞춤형 GPT를 개발했는데요. 복리후생 문의 같은 HR 업무뿐만 아니라 임상시험 최적화, 법률 검토, 제조 프로세스 관리까지 전사적으로 AI를 활용하고 있죠.

영국의 IT 전문 리크루팅 기업 TechNET IT Recruitment는 AI 기반 자동화를 통해 인사팀의 주 4일 근무제를 실현했습니다. 채용 컨설턴트 1인당 주 평균 21시간을 절감한 셈인데요. AI가 이력서 스크리닝, 후보자 연락, 인터뷰 일정 조율, 이메일 송신 업무를 대행하기 때문입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하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도 많습니다. 데이터 보안 위험이나 기업의 개인정보 감시 문제가 대표적이죠. 잘못된 머신러닝으로 인한 편향적 의사결정도 주요 리스크로 지적됩니다. 특히 AI를 활용한 성과 평가의 경우, 특정 점수의 산출 근거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신뢰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무분별한 자동화는 HR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깨뜨려 조직 문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윤리적 쟁점들이 오히려 ‘인간 고유의 역할’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전략·경영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리포트를 통해 다섯 개의 항목을 AI 시대에 더 중요해질 인간 HR 매니저의 역할로 제시합니다.

인사 전략과 비전 설계, 서치라이트, 서치라이트에이아이, 다이렉트소싱

1.인사 전략과 비전 설계
CPO, CHRO급 리더가 담당하는 이 영역은 단순히 데이터를 읽는 것을 넘어 조직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3년 후 어떤 인재 구성을 갖춰야 하는가", "조직 확장과 효율화 중 무엇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가" 같은 질문에는 정량적 분석만으로 답할 수 없죠.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직관, 산업 트렌드에 대한 통찰, 리더십의 철학이 종합적으로 작용해야 합니다. AI는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지만,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여전히 인간 리더의 판단 영역입니다.

2.조직문화와 포용의 리더십
AI는 다양성 지표를 추적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 너머의 '포용'과 '공감'은 만들어낼 수 없죠.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이 매일 경험하는 작은 순간들의 축적으로 형성됩니다. 누군가 실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소수의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하는지—이런 미세한 상호작용들이 모여 조직의 문화가 되는 것이죠. 특히 DEI(다양성·형평성·포용) 전략은 인간의 리더십과 감성지능(EQ)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3.갈등 해결과 신뢰 구축
조직 내 갈등이 발생했을 때, AI는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사실 대부분의 조직 내 분쟁은 명확한 흑백논리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양쪽의 입장을 듣고, 맥락을 이해하고, 비언어적 신호를 읽어내며, 때로는 말하지 않은 감정까지 헤아려야 하죠. 갈등 중재, 심리적 안전 확보, 신뢰 회복 같은 영역은 공감력과 관계 구축 능력이 핵심입니다. AI의 감정 분석은 표면적 데이터만 읽을 뿐, 그 이면의 복잡한 인간관계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데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4.구성원 동기부여와 리더 양성
미래 사회는 다양한 환경적, 기술적 요소로 인해 더 잦은, 급진적 조직 변화를 경험하게 될 텐데요.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느끼는 불안과 저항은 누가 달래줄 수 있을까요? 변화의 의미를 설명하고, 개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새로운 비전을 함께 그려나가는 일은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는 과정 역시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 이수가 아니라, 멘토와 멘티 사이의 관계적 피드백과 신뢰를 통해 이뤄지죠. 리더십은 기술적으로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 경험을 통해 체득되는 것입니다.

5.AI 시대의 윤리적 판단
AI가 내린 채용 결정이나 성과 평가가 정당한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입니다. 알고리즘이 특정 후보자를 탈락시켰을 때, 그 결정이 공정했는지 검증하고, 문제가 있다면 수정할 권한과 책임은 사람에게 있죠. 더 나아가 AI 활용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하고, 기술이 조직의 가치와 윤리를 해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필요합니다. 불확실성과 변화의 순간에 사람들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사람에게 판단과 방향, 의미를 구할 것입니다.

직무의 재창조: 새롭게 탄생하는 HR의 미래

이러한 역할 변화는 최근 새롭게 등장하는 HR 직무 내용을 통해서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시간 소모적이던 단순 반복 커뮤니케이션, 행정 업무 상당수를 AI가 대체하면서 HR 조직은 기업의 의사결정 체계와 밀접한 전략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간 소모적이던 단순 반복 커뮤니케이션, 행정 업무 상당수를 AI가 대체하면서 HR 조직은 기업의 의사결정 체계와 밀접한 전략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① 운영자에서 전략가로 (From Administrator to Strategist)
전통적 HR은 정책 집행, 규정 준수, 트랜잭션 처리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영역의 자동화로 HR 매니저는 '비즈니스 파트너' 개념으로 진화하는 중인데요. 앞으로의 HR 리더는 더 많은 전문성을 동시에 갖춰야 합니다.

-HRBP(HR Business Partner)
→ 전사 관점에서 인사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 인사정책, 인재 관리, 성과 관리, 변화 관리 등의 과제를 해결하며 조직의 성과에 직접적으로 기여

-SWPA(Strategic Workforce Planning Analyst)
→ 데이터 기반 인력 운영, 미래 인재 수요 예측 등을 책임지는 전략적 인력 운용 전문가.

-TA(Talent Acquisition)
→ 인재 발굴, 채용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팀 또는 직무


② 반응형에서 예측형으로 (From Reactive to Predictive)
과거 HR은 이직이 발생한 후에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의 HR은 예측 분석을 통해 이직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고 선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끌어올리고, 이탈을 막는 직원 리텐션 역량이 중요해졌습니다.

-PAS(People Analytics Specialist)
→ 직원, 조직 관련 데이터와 트렌드를 분석해 HR의 전략 결정에 기여하는 전문가. 이러한 역할 수행을 하는 부서를 포괄적 용어로 PA(People Analytics)라고 함

-TIA(Talent Intelligence Analyst)
→ 내부 인재 동향 분석, 시장·경쟁사·스킬 변화 모니터링 등의 업무를 수행


③ 일부 지원에서 전사 지원으로 (From Select Leaders to All Employees)
AI 챗봇 등장으로 HR 서비스 제공 범위가 '모든 직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를 'HR의 민주화'라고 표현하기도 는데요. 관리자뿐만 아니라 제조 현장 직원도 동일한 수준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개인화 HR 경험' 설계가 중요해졌습니다.

-CAHRM(Conversational AI HR Manager)
→ AI챗봇 설계 및 HR 자동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운영을 담당

-HRCA(HR Chatbot Architect)
→ HR 챗봇 및 대화형 알고리즘 설계, 운영을 담당

-EED, EXD(Employee Experience Designer)
→ 직원 경험 기반 조직문화 설계, 운영 전문가

위와 같은 신생 HR 직무들은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특히 HRBP나 TA, PA는 우아한 형제들, 토스등 유니콘 스타트업들을 비롯해 삼성, 현대자동차, 티빙같은 대기업에서도 채용 공고가 열리고 있죠.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HR의 본질

'인사'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AI는 반복적 업무를 자동화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지만, 최종 의사결정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죠. 맥락 판단, 윤리적 결단, 조직 감정선 관리, 전략 수립 등-이 모든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결국 사람은 사람과 대면하길 원한다"는 진실은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변화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입니다. 행정 업무에 치여 미처 하지 못했던 본질적인 일들(조직의 미래를 설계하고,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진짜 우리에게 맞는 사람을 찾는 일)에 드디어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까요.

중요한 건 이 전환기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입니다. AI를 두려워하며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 본질적인 가치를 만들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신의 조직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파트너를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서치라이트 AI는 바로 그런 파트너가 되고자 합니다. 우리가 만든 솔루션이 시간 소모적인 후보자 탐색과 데이터 분석을 맡는 동안, HR 담당자와 리더는 진짜 중요한 일(전략 수립, 문화 설계, 후보자와의 의미 있는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를 바랍니다. 기술은 효율을 만들지만, 사람은 의미를 만듭니다. 우리는 그 둘의 조화가 진짜 좋은 채용을 완성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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